치유 사역 회복

설교 맡은 자의 초보운전

장광호 2002. 11. 17. 17:25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 주님 안에서 평강이 함께 하시길 소원합니다.

서울 시내에서 난생 처음 운전을 할 때인 91년의 일입니다.

무작정 차를 끌고 나와 광화문을 지나 사직터널 앞에 이르렀습니다.
교통 체증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다가 오르막에서 시동이 꺼졌습니다.
밟고 있던 브레이크를 놓으며 시동을 걸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습니다.
갑자기 경보음이 들리더니 뒤에 있는 차 주인이 오더니 째려봅니다.
차가 뒤로 밀려서 뒷 차와 가볍게 맛 물렸던 것입니다.
당황해서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길 줄을 몰랐던 것이지요.
다행히 물어줄 정도는 아니어서 미안하다는 차원에서 수습했습니다.

차가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아 차선을 변경해 옆으로 가려 혼자 밀자
바로 옆에 있는 주유소 직원이 나와서 도와줍니다.
차를 한참 앞으로 밀고 갔는데도 이상하게 옆으로 가질 않습니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핸들을 돌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서울에서, 그것도 저녁 7시경 퇴근길에서 20분 동안
엄청난 교통 체증을 유발시킨 첫 해프닝이었습니다.

그러고도 다음 날 두 번째로 또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다행히 사직터널과 금화터널을 지나고 연대 앞을 무사히 지났습니다.
성산대교를 약 500M 정도 앞에 있는 쪽을 지날 때였습니다.
옆에 가는 운전사들이 크락션을 울려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초보인지 어떻게 저렇게들 잘 알아!' 하면서 애써 대범한 채 갔습니다.
그런데 어떤 택시 운전사가 문을 열고 무슨 소리를 지르고 갑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제 차에 펑크가 났다는 것입니다.
펑크가 난 줄도 모르고 거의 5KM정도를 달려 왔던 것입니다.

이렇게 무식의 극치를 달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옵니다.

오늘은 설교를 준비하면서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신경질 나게 하고 짜증나게도 만들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설교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괴로워도 합니다.
준비한 내용이 진짜 하나님 주신 말씀인지 내가 하고픈 말인지는 어떻게 알죠?

불과 30분 정도밖에 하지 않는 설교를 위해
며칠 동안 본문 찾기, 작성에만 꼬박 하루가 걸렸는데도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결국 마무리한 설교문을 놓고 1시간 전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 저를 긍휼히 여겨주세요. 용기를 주세요. 담대하게 해 주세요!'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유명한 설교자의 화려함과 유려함을 보기보다는
설교자의 감춰진 고민과 답답함과 눈물과 기도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생각해 봅니다.

설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딸이 설교를 들으며 웁니다.
울린 것은 제가 아니라
분명 성령의 인도하심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사실 원래 설교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 아직도 설교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겪는 초보운전자입니다.
운전하다 실수하면 교통체증! 설교에서 실수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요?
초보운전자가 겪어내야 할 해프닝은 어떤 것이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