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사역 회복

하나님과의 거리는?

장광호 2002. 11. 8. 20:26
오늘 아내와 은혜랑 오랫만에 버스를 타고
남대문 시장에 가서 갈치조림을 먹고 왔습니다.
요즈음 은혜를 보느라고 아내가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바람을 쇨 겸해서 다녀왔습니다.
62번 좌석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차가 성산대교에 있는 신호등에 걸렸습니다.

마침 옛날 생각 하나가 떠 올랐습니다.
아마도 97년 쯤되는 가 봅니다.
아직 군복무 중이던 그날도 아침 일찍 출근을 하다가
오늘처럼 신호등에 걸려서 북한산을 우연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본 북한산은 평소에는 잘 안보였는데
그날은 손에 잡힐 듯 너무나도 가까와 보였습니다.
전날 저녁에 태풍처럼 강한 바람이 밤새도록 불었더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너무 청명해 보였습니다.

그때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북한산까지는 날이 맑을 때나 흐릴 때나
항상 똑같은 거리인데 왜 이렇게 달라보이는 것일까?'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셀수도 없는
각종 매연의 조각들, 물방울, 티끌 등등이 떠 있었고
그것에 의한 굴절 현상으로 결국 동일한 거리에 있는
북한산이 멀리 있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었습니다.

북한산이 멀리 간 것이 아니라 항상 그곳에 있었는데
우리 눈에 단지 멀리 있는 것 처럼 보였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하나님을 영접한지 약 5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신앙의 초보단계로서
더 깊은 하나님의 은혜를 찾고 있는 시간들이었는데,하나님께서는 이런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시기 때문에 그 거리는 늘 일정한데도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각종 죄와 욕심들이 우리의 심안을 흐리게 만들어
거리가 엄청나게 먼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라는 것을.

오늘 본 북한산도 평소처럼 여전히 멀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더 이상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항상 동일한 거리,그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거리인
'내 속에서 함께 하신다' 것을 깨닫게 해주셨고,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