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는 어디를 가던 지 늘 사랑 받는 걸 봅니다.
사랑 받는 것은 모두가 제 하기 탓이라는 옛 말이 생각납니다.
얼마 전에는 은혜가 이웃에 있는 짜장면 집 앞을 지나 가다가 인사를 해야한다며 들어갔습니다.
우리 집 바로 윗 층에 사는 분이 주인인데 평소 집 앞에서 자주 만나다 보니까 반가운가 봅니다.
들어가서는 아주 정겹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몇 마디 물어보고는 귀엽다며 짜장면 한 그릇을 먹어라 고 줍니다.
또 며칠 전에는 중국집 옆에 있는 김밥 집을 지나다 기어이 들어가서 인사를 하자고 졸라댑니다.
김밥집 주인이 교회 집사님인데, 이를 보고 나와서 몇 마디 나누다가 김밥을 하나 말아줍니다.
또박또박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도 귀엽고, 그 하는 짓이 사랑스러웠나 봅니다.
어제는 저녁 늦게 학교 운동장에 운동을 하러 나갔습니다.
학교 정문 앞에 저녁이면 자동차에다 과일과 채소를 얹어놓고 파는 젊은 아저씨가 나옵니다.
은혜는 평소 이 아저씨에게 늘 관심을 보이며 인사하고 놀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은혜가 또 인사를 하자 아저씨가 기다렸다는 듯이 차에서 사과를 하나 꺼내 줍니다.
아마도 과일 봉지를 만들면서 남은 사과 하나를 일부러 은혜가 오면 주려고 준비해 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아저씨가 은혜에게 '너가 아저씨를 사랑하니까 주는 거야 !'라고 말했습니다.
이쯤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며칠간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 이유가 뭘 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은혜가 늘 먼저 사랑을 준다는 것이 첫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은혜는 언제나 사람에게 먼저 관심을 둡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네고 '사랑한다'는 말을 잘 합니다.
그런데 재미나는 것은 은혜는 늘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어린아이인 만큼 가식적이지 않고 진솔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어른이 될수록 '마음 속 따로 입 따로' 하는 사랑을 하기가 쉽습니다.
속내를 숨기면서 사랑할 때가 많다보니 오해가 생기고 문제가 생기기 쉬운 것이지요.
반대로 은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좋아한다는 표시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놀리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일부러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놀리거나 일부러 다르게 표현할 때 힘들어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평생 사랑 받고 싶어하는 존재잖아요?
속이야 어떻든 겉으로 늘 귀에 듣기 좋은 '사랑한다' 말을 직접 듣고 싶어하거든요.
이 사랑의 말을 듣고 싶어하는 심리에는 '남녀노소 빈천부귀'에 구별이 없습니다.
그런 존재임에도 자기 스스로 남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진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도 말로 제대로 표현을 못해 오히려 싸우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기에 은혜처럼 아이들이 하는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받으면 그 자체가 좋은가 봅니다.
생각지도 않은 그런 사랑을 받으면 어른들도 한결같이 아이들처럼 환하게 웃게 됩니다.
사랑에 굶주린 시대이기에 먼저 주는 자가 더 많이 받는 것은 '아이러니'이면서도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이미 오래 전에 가르쳐 주신 '하나님의 법칙'인가 봅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주리라"
(누가복음 6:38)
이 엄청나게 어려운 시국을 이겨내는 방법은 '서로 사랑'하는 것뿐입니다.
그것도 마음으로뿐 아니라 끊임없이 '사랑한다'는 표현으로 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 모두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은혜랑 하나님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께서 '은혜'를 사랑하시는 이유 (0) | 2003.11.20 |
---|---|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은 믿음 뿐이야! (0) | 2003.09.30 |
아빠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아! (0) | 2003.08.20 |
무궁화가 아닌 우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0) | 2003.07.14 |
우리 눈에는 늘 안 보이는 것 같아도! (0) | 2003.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