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사고에 대한 조사를 통해 여러 가지 원인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부터 크게 확대되는 과정들을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들로 쌓여 있습니다.
이럴 때 붙이는 말이 '총체적인'이라고 하는 단어입니다.
정말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다 드러나고 있지요. 개인적인 것부터 사회적, 국가적인 문제까지...
제가 보기에는 항상 일어나는 소위 '시대적 대형사고'에는 대개 몇 가지의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혼란과 혼돈의 시대에 발생한다는 것.
둘째, 때가 차면 반드시 터지는 속성이 있다는 것.
셋째, 부정부패가 극에 달할 때 터지는 속성이 있다는 것.
넷째, 상류층의 부도덕이 극에 달할 때 일어난다는 것.
다섯째, 하류층의 불평불만이 극도로 팽배할 때 일어난다는 것.
여섯째, 일단 사고가 나면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약한 쪽이라는 것.
일곱 번째, 책임규명시 더 많은 혜택을 누리던 사람보다 하급자가 더 큰 책임을 진다는 것.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만
제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업무를 통해서, 또한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들을 종합해본 결과입니다.
이번 사건의 처리과정을 통해서도 틀림없이 똑같은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공의와 정의의 상실'에서 오는 문제라고 봅니다.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라"
이것은 나라가 망한 뒤 포로생활 하는 유대인들에게 선지자를 통해 주신 말씀이지요.
그러나 이 말씀은 단지 혹독한 시련을 겪는 그 시대 유대인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어느 시대를 살아가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읽을 줄 알아야 하며, 가슴 속 깊이 받아들이고, 삶 속에서 완전히 적용해야 할 내용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혹시 저를 비난하실 줄 모르지만 사실 저는 IMF가 왔을 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번 기회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 국가와 사회를 고치시기 위한 방편으로 주신 기회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 IMF는 단 시간내에 극복되어서는 안되고 어쩌면 2-30년 걸려 극복되어야 하는데,
이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와 사고의 틀까지 다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사회의 정의와 공의의 틀이 일단 무너지면 그것을 완전히 새롭게 짜야하기 때문이지요.
임시방편으로 그것을 회칠한 무덤처럼 덮어놓아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한 정권이 마감되면서 일어난 이 사고가 바로 '무덤회칠식' 처방결과를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예이지요.
저는 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이 고통을 당한 모든 분들과 함께 위로하고 싶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저는 이번 사고를 다시 한번 우리 나라와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이자 경고라 생각합니다.
이 사회에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있는 '공의와 정의'의 문제가 이번 기회를 통해 해결되지 못하면
우리나라와 우리 자신은 또 이런 아픔을 다시 겪을 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제 삶의 방향을 여기에 두며 관심을 갖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 여기에 우리와 저의 할 일이 있습니다.
자신이 손해를 보는 일이 있다할 지라도
'공의와 정의'가 물처럼 강처럼 흐르게 하는 일에
각자가 묵묵히 한발씩한발씩 나가는 일입니다.
현재 자신이 서 있는 그 각자의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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