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기들

사랑하는 내 친구 밤안개에게(3)

장광호 2004. 12. 15. 17:13

 

그간 잘 지냈겠지?

허리가 좀 아파 보였는데 이제 괜찮은지 모르겠다.

늘 육체적인 일을 해야하는 자네이기에 매사 조심하고, 건강하길 바란다.

 

그럼 오늘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시작할께.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너가 길치(길눈이 어두운 사람)라는 것을 알고 재미있었다.

길눈이 밝은 나 였기에 처음에는 길치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의외로 많은 길치인 사람들을 직접 만나본 후 이제는 그들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말이다.

이 세상에서 길을 좀 잘못찾는 것이야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영적인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영적 길치'라면 사실은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을까?

 

우리 인생들은 반드시 찾아가야하는 길이 있다는 것이지.

사람들이 죽으면 '돌아가셨다'고들 하잖아?

왜 돌아가셨다고들 할까?

 

'돌아가셨다'는 말이 성립되려면 '온 곳'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잖아?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디서부터 온 존재이고 어디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신학공부할 때 들은 이야기인데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든 아니든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하는 질문 즉,

인간들이면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질문'이 있다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부터 왔는가?

죽음 뒤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가?...등등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지.

이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찾는 사람들이 사는 동안 의미있고 복되게 산다고 하는거야.

내가 지금까지 찾은 바로 그 답은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아 따라가는 거듭난 삶이라야 참으로 복된 삶이라는 것이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저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

 

저를 믿는 자는 심판을 받지 아니하는 것이요

믿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의 독생자의 이름을 믿지 아니하므로

벌써 심판을 받은 것이니라

(요한복음3:16-18)

 

 

베그나와 나 그리고 우리 가족들은 이미 그 길을 찾았다고 믿고 열심히 따라가고있지.

이런 의미에서 최소한 '영적 길치'를 면했다고 생각한다.

 

 

밤안개 자넨 이 길을 찾았는가?

내가 보기엔 자넨 아직도 이 길을 찾고 있는 중인 것같던데......

난 자네가 속히 이 길을 찾았으면 정말 좋겠다.

그리고 우리와 그 길을 함께 가면서 우리 모두에게 함께 주신 소명을 잘 감당하기를 ...

 

 

아마도 8,9년 전 쯤인가 자네가 우리 집에 와서 자고 갔을 때 일이지.

그 때 신앙생활 얼마되지 않은 초신자 수준인 내게

자네가 알고 있는 복음성가 몇 소절을 지치고 쉰 목소리로 불러준 것 기억나지?

 

우물가의 여인처럼 난 구했네 헛되고 헛된 것들을

그 때 주님 하신 말씀 내 샘에 와 생수를 마셔라

 

많고 많은 사람들이 찾았었네 헛되고 헛된 것들을

주 안에 감추인 보배 세상 것과 난 비길 수 없네

 

내 친구여 거기서 돌아오라 내 주의 넓은 품으로

우리 주님 너를 반겨 그 넓은 품에 안아 주시리

 

 후렴 :

오 주님 채우소서 나의 잔을 높이 듭니다.

하늘 양식 내게 채워 주소서 넘치도록 채워주소서

 

사실 그 때 난 이 곡의 곡조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가사도 제대로 몰랐었지.

나중에 알고 보니 '우물가의 여인처럼'이라는 곡으로 꽤 유명한 곡이더라.

그 뒤부터 이 복음성가를 기억했고, 이 곡을 부를 때마다 너를 떠올리며 생각했었단다.

 

그 뒤 자네에게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닥쳤었지..

사업에 실패하고 은둔하다시피했고...

전혀 새로운 길을 찾아 밤낮 일하면서 노력한 결과  이제 당당히 일어섰고....

 

너의 그동안 힘겨웠던 삶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겠나마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부른 너의 이 복음성가 가사내용이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 너의 살아온 인생을 꼭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것 같더라..

 

물론 나와 베그나와 모든 인생들의 삶과 찾아가야할 길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난 자네 역시 우리가 찾은 이 참된 길을 이번 우리 만남을 통해 확실히 찾았다고 믿네! 

그리고 이제 자네의 확실한 결단만 남았다고 본다네!

그래서 우리가 영원히 돌아가야 할 곳으로 함께 가야하지 않겠나?

 

 

오늘은 이만 줄일께..

더 깊어지는 겨울의 차디찬 바다바람을 맞으며 일해야하는 친구를 위해

올 겨우내 주님 품처럼 따뜻한 해풍이 불어주기를 바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