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기들

사랑하는 내 친구 밤안개에게!(5)

장광호 2004. 12. 23. 12:28

 

사랑하는 내 친구 밤안개야!

 

벌써 그곳을 다녀온 지도 2주일이 지났다. 참 시간 빠르지?

크리스마스도 이제 이틀 뒤로 다가왔구나.

 

혹시 자넨 생각날 지 모르겠네?

크리스마스 성극을 준비하던 중 여학생 손잡기가 부끄럽다는 이유로 교회를 멀리했던 것...

그 뒤 20여년을 방황하다 뒤늦게 돌아오고 이제는 주의 길로까지 따라가고 있는 나는

어릴때 그토록 열심이었던 자네가 교회를 떠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단다.

 

 

오늘은 그날 자네가 '난 설교로는 은혜를 못받아!'라고 한 말을 가지고 이야기해볼께!

 

다음달 16일이면 개척한지 3년 되는데, 설교하는데 어느 정도는 자신감이 있어야하지 않겠나?

하지만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고, 부담스러워서 때로는 견딜 수가 없다네..

 

이를 놓고 내 나름대로 체험해보면서 깨달은 것을 이야기해볼께.

 

'설교에 대한 개념'을

처음 시작할 땐 '내가 알게 된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르쳐줘 깨우쳐줘야한다'는 것에서,

3년 지난 지금엔 '말씀대로 철저히 살아보고 깨달은 것을 전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네.

 

신학, 교리, 말씀에 관한 지식을 더 많이 아는 우위적 입장에서 가르치려는 자세가 아니라

'말씀대로 살다보니 엄청 힘들지만 말씀대로 사는 것이 참 진리더라'라는 자신이 만난 '도'를

전해야 한다는 것이지.

 

그렇게 준비되고 선포되지 않는 설교는 단지 허공에 떠도는 메아리일 뿐이더라.

 

왜 이렇게 변했을까를 생각해볼 때 애초부터 내가 잘 못 배운 것인지,

아니면 가르치는 분은 제대로 잘 가르쳤는데 내가 그 때 잘못 받아들인지는 잘모르겠네.

 

아울러 평소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거든.

 

우리가 누군가에게 단순히 가르치려고 하면 머리에서 머리를 향하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려면 가슴에서 가슴을 향해야 한다는 것이고,

우리가 누군가를 섬기려면 손과 발에서 손과 발을 향해서 가야하더라는 것이야.

 

머리에서 머리를 향하면 결코 오래 머물지 않고 금방 떠나가버리더라.

가슴에서 가슴을 향해 가면 가슴으로 감동을 받고 오랫동안 머리에 남는다.

손과 발로서 손과 발을 향해 갈 때 가슴 속에 남아 비로소 그를 움직이려는 힘을 준다는 것.

 

결국 '섬김'은 손과 발로 하는 것이지 단순한 립서비스로 결코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설교'도 손과 발 즉, 평소의 온 몸으로 행하는 삶이라야 한다는 것이잖아?

 

 

친구야!

 

잘은 모르겠지만

자네가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떤 설교에도 감동을 받지 못했다면,

아직까지 네가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때문이 아니었을까?

혹 아니면 아직도 때가 되지 않은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자네와 코드가 맞지 않는 설교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자네가 들었던 그 설교가 참 섬김을 도외시한

자신의 신학과 성경과 교리에 대한 지식을 전하는 그런 설교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참 설교란 상처난 영혼을 어루만지는 사랑의 행위로 난 섬김 그 자체이기에

자네에게 이런 성령의 인도하심이 이번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있기를 소원해본다.

 

마지막으로

참 목회자란 '단순히 목회자의 말을 잘듣는 단순한 종교인으로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참된 제자로 만드는 성령의 사역에 동참하는 종이자 도구'라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종들이 어려운 이 땅에 많이 나오길 역시 소원해본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요13:14-15)

 

 

 

뉴스레터를 받으시 분들께 참고적으로 알려드립니다.

 

아마도 12.26일 이후부터 '다음' 회사측에서 '칼럼'을 없애고

 '블로그'체제로 개편을 한다고 하는구요.

 

제겐 '블로그'형태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없기에 뭐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일단 일정기간 동안은 현재의 칼럼주소로도 블로그에 접속가능하다고 하네요. 

새롭게 단장되는 블로그에서도 여러분들과 함께 만나서 영적 은혜를 나누고 싶네요.

 

그동안 제 칼럼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감사했고요.

 

복된 성탄! 아름답고 힘찬 연말 연시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