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가 바깥에 나가자고 자꾸 조르는 바람에 놀기 삼아 함께 차를 닦았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안팎을 다 닦다보니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대충 볼 때는 깨끗한 것 같았는데 자세히 쳐다보니 손이 가야할 데가 많습니다.
또 자세히 들여다보니 차체 여러 군데 가벼운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4년 전 새 차를 얻어서 탄 이후 걸레가 한번도 안 갔던 곳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지와 찌꺼기를 하나하나 후벼파듯 닦아 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정성 들여서 닦다보니까 차에 대해 새로운 애정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인가 돌보다 보면 그 자체로 '정도 더 가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꼭 군대에서 내무검사 준비하던 때의 심정이 생각났습니다.
군대에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무검사 준비할 때면 참 힘듭니다.
바늘로 먼지와 때를 빼내기도 하고, 치약을 발라서 침상 바닥 광을 내기도 했지요.
정기적인 청소는 밖이 깨끗해서 좋기도 하지만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기쁨도 맛보잖아요.
우리 죄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부다 회개거리인데, 대충 보면 깨끗하게 잘 사는 것 같은......
그래서 열심히 회개하면 할수록 더 회개할 것이 많은가 봅니다.
회개를 많이 하면 마음이 청결해지고, 그래서 청결한 자가 하나님을 볼 수 있게 되고....
요즘 만나는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와 의지와는 상관없이 악한 것들 때문에
육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볼 때 정말 안타깝습니다.
한국의 이혼율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고 하는 뉴스도 들었습니다.
이 문제는 단지 이혼 때문에 고통받는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오늘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는 앞으로 10년 20년 뒤에 훨씬 더 큰 여파를 미칠 것이기 때문이지요.
대부분 어른들은 세상이야 어떻든 내 자식들만 잘 키워놓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분명히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지요.
내 자식이 만나서 함께 살아갈 사람들이 문제 있는 사람들이라면 내 아이들이 당장 영향받을텐데...
그래서 이 땅은 악한 세력으로부터 보호와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야 하는 땅인 것입니다.
이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약은 '사랑'이라고 하는 약 외에 다른 약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라고 했으니 '하나님'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뭔가 배움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려고 노력하지요.
그러나 정작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알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을 버려야 합니다.
버리겠다는 생각만으로는 절대로 버려지질 않습니다.
마땅히 버리는 수고를 해야하는 것이지요.
가지고 있는 돈과 권력과 명예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수고가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돈과 권력과 명예는 탐심이 틈타기 쉽고, 탐심은 우상숭배이기 때문이지요.
쉼 없이 생기는 지식욕과 교만을 버리는 수고가 필요한 사람도 있고요.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질투심과 시기심을 버리는 수고가 필요한 사람도 많습니다.
힘들여서 더러운 차 닦는 수고를 했더니
깨끗한 차와 마음의 청결함까지 함께 오는 것처럼..
*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의 길을 따르겠다고 나섰는데 어느새 새로운 욕심들이 또아리를 트는군요.
그래서 이제 새로 뭔가 많이 배우려는 욕심까지도 포기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제가 버리지 못한 채 가지고 있는 찌끼들을 더 버리고 하나님으로만 채우려고 말입니다.
그래야 제가 감당해야할 사역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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