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기들

한 방에 무너지는 법도 있습니다.

장광호 2003. 4. 17. 11:00

어제 있었던 한일전 축구 결과에 대한 어느 신문의 평가입니다.

'90분' 잘 싸우다 '1분'에 졌다

아직까지 예배를 가정에서 드리는 관계로 후반전부터는 볼 수 있었습니다.
경기를 보면서 참으로 두 팀 다 수준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일전의 특징상 두 팀 다 늘 실력 이상의 결과를 가져오곤 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이 후반전에는 거의 일방적인 게임을 했지만 결과는 일본이 이겼습니다.
그것도 정말 한국의 실수로 이겼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와 비슷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이긴 것 같지만, 다 가진 것 같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인생도 있고,
다 잃은 것 같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다 가진 인생도 있다는 것이지요.

엄청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인데도 나눠 줄 것이 없는 사람이 많고,
반대로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인 것 같은데도 늘 나눠주기를 즐겨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요즘 들어 제 동기생들의 사망 소식이 너무 자주 들려 옵니다.
제법 신문과 방송에 크게 오르내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도 벌써 6명이라는데, 한국의 40대 후반에 있는 사람들의 현주소를 절감합니다.

아마도 이 분들은 이 세상에서 많은 일들을 먼저 많이 하고 가는 사람들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인간적인 생각으로 보면 아직도 이 땅에서 할 일이 많은 사람들임에는 분명 합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성경에는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네 인생의 날은 그렇게 우리의 뜻대로 되질 않다고..
그리고 천년만년 살 것 같이 하지만 인간의 연한은 길어야 칠팔십이라고...
또 그 호흡의 주인은 분명히 하나님이시라고...

비록 살아 있는 동안 내가 다 가지고 다 이긴 것처럼 행동했다 하더라도
우리네 인생에는 마지막 한 방에 무너지는 것이 분명히 있나 봅니다.

어제 같은 게임은 반드시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실례입니다.
그러니 지금 내가 잘 되고 있다고 해서 자랑할 것도 못 됩니다.
또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실망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대개 넘어지지 않는 법이 있는지 찾으면서 그것을 배우려고 애를 씁니다.
오늘날 많은 아이들에게 이것을 가르치려고 하는 부모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우리 아이에게만은 절대로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가난해지는 경험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그러나 사실은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도록 가르치는 부모가 더 현명합니다.

연약해져서 넘어질 때마다, 또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는 사람들이
다시 일어서서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성경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기적같은 성경의 이야기를 읽을 때 우리가 늘 새 힘을 얻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어제의 한 일전의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강자에게는 언제나 겸손을 가르치기도 하면서,
또한 약자에게는 결코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동시에 가르치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한편의 드라마 같다는 생각입니다.


* 늘 새벽이 제일 어둡고, 제일 춥지만 그러나 곧 태양이 떠 오릅니다.
힘들더라도 언제나 끝까지 힘을 잃지 않는 모두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