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기들

우리가 얼마나 한 사람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까(1)

장광호 2002. 12. 28. 23:10
저는 한 때 군 정보기관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이를 가르치기도 했는데,
거의 15년을 근무했으니 결코 짧은 기간은 아니었습니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무서운 것인가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과연 내가 한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는데
그것이 얼마나 정확할까요?

제가 이와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방법을 소개합니다.

학생들에게 16절지를 두 장 준비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여주고 그 주인공의 성격과 특성을
16절지 한 장에다가 생각나는 대로 약 10-20줄 정도,
약 5분간에 걸쳐 적은 후 그 종이를 엎어놓게 합니다.

그런 다음 약 3분 정도 눈을 감고 그 사람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종이에다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쓰게 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똑 같은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까?
한번 해 보시고 비교해 보십시오.

실제 그 사람에 대해 사용된 단어 하나 하나를 자세히 비교해보면
정말 놀랍게도 같은 사람으로 평가되어 나오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러한 평가에 엄청난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가 다른 사람을 평가한 결과라는 것이
얼마나 부정확한 것인가 하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성경은 여러 군데에서 절대로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합니다.
내 눈의 들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남의 티를 보고 비판하지 말라고 합니다.

언제나 조심해야 할 것 하나는
남이 지금 내 앞에서 하는 행동을 보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만약 있는 그대로의 행동에 대해 평가 내리는 것 자체를 조금만 늦춘다면
그의 입장에서 좀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 살다보면
철저하게 믿었던 사람에게 속는 일이 생겨 속상하는 일이 있고,
어떤 때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 기쁨을 느끼는데,
참으로 모를 것이 사람과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