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랑 하나님이랑

어른들은 기억력이 안 좋아!

장광호 2005. 4. 16. 12:08

 

얼마 전 어느 집사님이 은혜가 볼 수 있는 비디오 테이프 몇 개를 선물로 주셨답니다.

 

이 선물을 받는 순간 은혜가 난감해 하며 말을 합니다.

 

"그런데 이걸 보는 게 없는걸요!"

 

사실 결혼한지 20년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비디오가 없이 살았거든요.

 

 

이 말을 들은 집사님 역시 순간적으로 당황했던지 은혜에게 약속했습니다.

 

"우리 집에 안 쓰는 비디오가 있는데 나중에 챙겨다 줄께!"

 

이 말을 듣고서야 은혜는 신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순간부터 은혜의 머리에는 비디오만 들어 있습니다.

 

약속하고 헤어진 지 불과 한 두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빨리 전화해 보라고 채근질합니다.

 

"집사님이 지금 바쁘시거든. 나중에 주신다고 약속했으니 기다려보자!"

 

 

그래도 더 기다리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어른들은 기억력이 안 좋단 말이야. 아빠도 잘 잊어버리잖아!"

 

"ㅋㅋㅋㅋㅋ"

 

이 말을 듣고보니 깨닫는게 있었습니다.

기다리기가 어렵다기보다는 믿기 어려웠던 것이 아닌가 하고요.

평소 은혜의 마음속에 각인된 아빠과 어른들의 모습이었던 것인가 봅니다.

 

 

할 수없이 전화를 했습니다.

 

"어른들은 기억력이 안 좋으니 꼭 기억하고 약속 지키세요"라고....

 

이 전화를 하면서 서로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약속했던 이 비디오는 다음날 오전에 은혜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비디오 테이프가 비디오를 낚은 것인가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했던 말을을 놓치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거짓말은 잊어버리기 쉽다는 것이지요.

애당초 관심이 없는 말이었기에 기억 속에 잘 남질 않지요.

그래서 거짓말쟁이의 거짓말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들통나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하나님은 하셨던 약속을 잊어버리시는 적이 없으십니다.

우리에게 하신 약속은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시지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실 때에 가리켜

맹세할 자가 자기보다 더 큰 이가 없으므로 자기를 가리켜 맹세하여

가라사대 내가 반드시 너를 복주고 복주며 너를 번성케하고 번성케 하리라 하셨더니

저가 이같이 오래 참아 약속을 받았느니라(히6: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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