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해주 라 - 아 !
늦둥이 은혜가 5살이 되었습니다.
요즘 말하고 생각하는 것이 부쩍 컸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은혜 나름대로 얼마나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지 놀랄 정도입니다.
가끔 은혜의 눈높이로 생각해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하는지 이제 얄팍한 제 실력의 밑바닥이 드러났습니다.
사실대로 이실직고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빠도 사실은 모르는게 너무 많아!'
모르는게 없고 이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걸로 알던 아빠의 모습이 다 깨진 것이지요.
하지만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렇게 말하면 '아 그래!'하고 뭘 아는 듯 대답합니다.
사실 아이들이 요구하는대로 다 들어주면 정말 힘들때가 많잖아요?
한번은 은혜가 먹던 과자를 제게 하나를 줍니다.
평소 과자를 좋아하지 않기에 안 먹겠다고 버팁니다.
그러면 이렇게 말하지요. '사랑으로 먹어 주- 라! '
안 먹고 버틸 재주가 없습니다.
또 한번은 성경을 읽으려고 막 앉았는데 와서 성경을 덮으며 놀아달라고 보챕니다.
잠시 기다려라고 하지만 아이가 원할 때는 소용이 없는 것 아시지요?
끝까지 버틸려면 또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으로 놀아 주 - 라 - 아!'
이 일 이후 은혜가 아빠, 엄마, 언니, 오빠를 이기는 강력한 무기는 바로 이 말입니다.
'사랑으로 00 해 주 - 라 - 아!'
은혜가 이렇게 하다보니까 제게도 이제 요령이 생겼습니다.
억지로 놀기보다는 일부러 입으로 '신난다'하고 말합니다.
그러면 은혜가 '아빠 정말 신나?'
'그래 신난다 신나(아직은 아니지만)'
그러면 은혜는 '나도 신난다 신나(진짜로 신이 나서)'
사랑으로 하다보면 재미없는 것도 재미있어질 때가 많더군요.
은혜가 주는 과자를 먹으면서 이렇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내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님께서 은혜를 통해서 주시는 것이구나!'
그러면서 감사하면서 먹습니다.
'예수께서 한 어린 아이를 불러 저희 가운데 세우시고 가라사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그이가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18:2-4)
어린아이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도 정말 지혜임이 분명합니다.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는 말씀대로 사는 우리 모두 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