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사역 회복

아플 때는 앓아야만 낫습니다.

장광호 2003. 8. 5. 13:29

며칠 전 집안 일 때문에 부산엘 다녀왔습니다.
출발할 땐 괜찮았는데, 가는도중 갑자기 고열,한기로 아프더니 겨우겨우 도착해 바로 드러누웠습니다.
그리고는 거의 24시간 동안 최대한 온도를 높인 전기장판에 누워 끙끙 앓았습니다.
제가 가진 상식으로는 감기란 원래 몸을 차갑게 해서 생긴 병이기에 열만 보충하면 되는 것이기에,
그래서 '병원 가라, 약 먹어라'는 부모님의 권유를 물리친 채 따뜻한 곳에 누워 계속 열을 보충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사우나에 열댓 번은 들어갔다 나온 것 같았습니다.
한 여름에 전기 장판에 머리까지 푹 덮어쓴 이불 밑에 있는 저의 기분은 거의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랬더니 만 하루만에 서울로 돌아올 때가 되어서는 머리가 조금 아팠지만 거뜬하게 회복되었고,
더군다나 이제는 오히려 아프기 전보다는 훨씬 더 몸이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이 일을 통해서 참으로 많은 것들을 느꼈었습니다.
그 첫째는 '아플 때는 앓아야 나을 수 있다'고 하는 너무나도 평범한 진리였습니다.

아프다고 하는 것은 정상적인 몸의 균형상태가 깨어진 것이잖아요?
이 때 '앓음'이라는 고통을 통해서 몸의 각 부분은 쉬게 되고, 그 쉼을 통해서
그 동안 허약해지고 지쳐있고 깨어져있던 몸의 각 부분이 상호 연결 기능을 회복시켜 나가는 거지요.

그러고 보면 '앓는다'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고통'을 필요로 하고,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많은 치료약이라는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이 두 가지를 작게 하거나 짧게 만드는 것일 뿐입니다.
결국 '고통'을 참아내는 힘이 있어야 치료가 되고, 또 시간이 경과해야 치료가 된다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아플 때 '앓는 것'은 고통스럽긴 했지만 그럼에도 회복되는 기회였기에 제게는 '복'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들 모두에게 아픔으로 앓고 있는 현재의 고통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복이 될 기회입니다.

다음은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였습니다.
아버지는 먼길을 달려온 아들이 아프다는 생각에 상당히 마음이 불편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먹을 것도 챙겨주시며 전기 장판의 온도도 조절해 주시며 간호해 주셨지요.
처음에는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다가 갑자기 이것도 '색다른 효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구요?
제가 결혼을 하면서 아버지와 함께 살던 집을 떠난 지 거의 20년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다른 여러 가지로 아버지 사랑을 받긴 했지만 직접 육체적인 도움을 받을 기회가 없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아프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간호를 직접 받게 된 것이었지요.

연로하신 아버지의 도움을 받는 게 죄송해 그만 두시게 하려다가 '어릴 때 받던 그 사랑'이 생각나서
제 아이들이 아플 때 어리광 부리는 것처럼 저도 그냥 가만히 누워서 간호를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아파 속이 상하시지만 그래도 도와줄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언젠가 들었던 '최고 효자란 부모가 자식을 위해 할 일을 끊임없이 주는 사람'이란 이야기를 기억하며,
'부모'의 존재는 '도와주는 것 자체로 기쁨과 삶의 보람을 누리는 사람'임을 또 한번 느낀 겁니다.


이런 두 가지를 계속 생각하고 있던 차에 어제는 충격적인 모재벌 회장의 자살사건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믿던 '돈과 명예와 권력'은 위기가 닥쳤을 때 결코 진정한 힘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지요.
자기가 우상으로 섬기던 그 모든 것들이 결국 올무가 되어
자신의 생명을 버릴 수밖에 없도록 만든 도구가 된 셈이지요.
또 오늘 우리 개인과 사회, 국가가 다 함께 깊은 중병에 걸려있음을 알려주는 하나님의 신호이고요.

병든 몸이 앓아야 치유되듯이 이 국가와 사회 또한 반드시 앓아야만 치유되고 회복될 수 있습니다.
시간과 고통을 지연 둔화시키는 진통제나 겉만 덮는 미봉책으론 결코 치유될 수 없는 걸 다 알잖아요?
한 지체가 병들면 전체가 다 함께 아픈 것도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이 땅엔 지금 중병을 치유하기 위해 앓을 때 생기는 엄청난 고통을 참아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위로하고 치유할 부모님의 사랑과 같은 "진짜 사랑'이 필요합니다.


* 지금 이를 먼저 깨닫는 사람이 먼저 다가가서 위로하고 격려하며 돌아보아야 합니다.
이 땅을 치료하시는 '라파 하나님!'의 동역자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그 모은 힘을 발휘해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