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영성

식양 대로>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사이에서

장광호 2003. 7. 23. 13:20


요즘 은혜가 부쩍 많이 컸습니다.
키와 몸집이 자라는 만큼 자신의 생각도 많이 커졌음을 봅니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꼭 해야하나 봅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뜻이 좌절되면 많이 울기도 하고 떼도 씁니다.
이를 거절하면 영혼이 상처를 받을 것 같고, 그렇다고 이를 다 받아주자니 얼마나 힘이 드는 지....
하지만 빨리 자라서 사물의 이치와 진리를 깨닫고 분별해서 떼쓰지 않도록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누구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본성을 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다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열심인지도 모릅니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거절당할 때 굉장한 수치심을 느끼고 또한 분노합니다.
그만큼 자존감에 심한 상처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겠지요.
순간적으로 큰 일을 저지르는 사람 대부분들에게는 부숴진 자괴감이 숨겨져 있는 것이지요.

얼른 생각할 때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옳을 의'자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데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한자로 옳을 <의(義)>자를 자세히 보면 나 <아(我)>자 위에 <양(羊)>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이 뜻은 아마도 <나>라는 존재 위에다 희생을 상징하는 <양>을 덮은 모습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요.
그러니까 <내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을 의>로 표현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렇다면 진짜로 옳은 <성숙한 사람>은 바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임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친구가 제일 귀한 사람이라고 한 예수님의 말씀이 그 뜻인가 봅니다.

오늘 제목에서 말하는 <식양 대로>라는 말은 출애굽기에서 성막을 만들 때에 나온 말입니다.
쉽게 한마디로 하면, 모세가 성막을 만들 때 하나님이 보여준 <설계도대로> 만들었다는 말이 됩니다.

여기에는 성막 구조와 크기, 재료의 재질이 든 설계도와 만드는 사람들의 정신자세까지 포함되지요.
자원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드려진 헌물로 지혜있는 자들이 기뻐하며 만들었던 것이 성막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거하셨던 성막은 당신이 보여 주셨던 그 '식양대로' 만든 곳이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원하는 신앙생활의 기본 태도가 바로 하나님이 주신 방식대로 하라는 것을 말합니다.

반대의 뜻인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는 <사사 시대>의 신앙생활을 평가한 내용에서 나온 것입니다.

여호수아와 그 자손까지는 <식양 대로> 믿었지만 그 뒤 후손들의 신앙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말합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제사장을 세웠는데, 자기식대로의 <맞춤식 하나님>을 섬긴 거나 다름없지요.
자신들의 뜻대로 목회 해주는 목회자를 찾고, 또 그런 교회를 찾는 우리와 같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식양 대로> 사는 것보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사는 것은 분명 자신을 나타내는 일이 되지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하는 기준이 모호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더 나가면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이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이익에만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자신의 감정과 이익에만 관심 가지게 되면 쓰라린 남의 아픔에는 귀 기울일 여력이 없습니다.

이제 우리 신앙생활이 자신의 이익에만 눈멀고 있지 않은 지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힘든 삶의 무게에 지쳐 어려워합니다.
생활고를 비관해 아이를 안고 죽는가 하면, 딸까지 팔아먹는 어머니의 뉴스에 참으로 가슴아픕니다.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하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식양 대로>의 믿음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면,
정말 힘들어하는 이웃의 신음소리와 고통소리에 귀기울이고, 다가가는 손길이 될 것입니다.

*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마태복음 22:37-39)